목련우체국/권순자/자기 목소리 동영상 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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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-04-19 17:59 조회386회관련링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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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련우체국
목련이 편편이 날리는 날
너를 읽는다
청춘의 한 자락 펄럭이며
하얗게 늘어선 눈물들 꽃처럼 선명하구나
달콤하게 오래오래 너를 사랑하고 싶었는데
눈을 감아도 보이는 네 얼굴이
겨울 속의 꽃처럼 떨고 있는 게 보인다
네가 그리워 꿈마다 기절하고
무거운 잠은 나를 슬픔에 가라앉힌다
낙인처럼 찍힌 꽃잎의 한숨
절박한 심장들이
조각조각 손바닥만 한 소식들을 날린다
한때 황홀했던 네 기억
달빛 타고 쓸쓸히 내 발길에 닿는 네 편지를 읽는다
별빛마저도 아픈 밤 어제의 너를 안고 너를 읽는
행복하지 못한 밤
강물처럼 흐르는 꽃들의 편지는 투명하고 시리구나
봄이면 보내는 네 편지엔
비둘기 소리 몇 점 들어있고
네 웃음소리도 간간이 배어 있고
울음 같은 파도소리 칸칸이 적혀있구나
봄볕이 이리도 시리고 아픈 것은
네가 먼 길 떠난 까닭이고
봄이면 네 편지를 받고
흰 꽃편지마다 네 눈물자국 발견하는 까닭이구나.